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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평준화의 폐해[?]

2006.09.17 02:04:53

사제랍★ *.120.10.240 조회 수:469

자게에 있는 글 보고 갑자기 생각난겁니다.
90년대 말 부터 일산 신도시를 비롯한 고양시 전 지역에서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걸로 알고있습니다.
2002년에 저는 대구에서 이쪽으로 올라와서 그 전 일은 확실히 모르겠지만요.

여기서 제일 처음으로 느낀건 '학원가' 입니다.
일산은 계획도시 이기 때문에 길이 정말 '바둑판' 입니다.
큰길의 한 블록을 모두 학원이 꿰차고 있지요.
그게 일산에만 두개가 있습니다.


물론 주 대상층은 중고생.
중학교는 학원이 좀 심하게 발달되어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쯤이면 해방감을 느끼는 정도니까요.
왜그럴까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부모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평준화가 되기 전까지 일산에 B 고등학교라고 하면 전국에서 알아주는 학교였답니다.
그런데요- 평준화 되고나니까. 비평준화 때의 제일 밑 고등학교나 이 고등학교나 별 차이가 없어지더이다.
하향 평준화 이지요 말그대로.
교육열에 불타서 통근시간대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이 지역으로 이사온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여기서 이런저런 말을 듣고 나면 인문계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학원도 특목고 중심으로 되어있구요. 학원에서 부추깁니다 거의.


일산에서는 고등학교 준비를 초등학교 6학년때 부터 시킵니다.
[아인슈타인 뇌 무게] 라는 학원에서는 I'm 13 이라는 문구를 버스에 붙이고 다니지요.
이때부터 실질적인 고등학교 공부가 시작되는겁니다.

학원에서 보내려는 주 목표는 민사고, 영재고, 과고, 외고, 자사고 등등등..
저는 이 학원에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총 다섯팀 중에 1~2팀 만 인문계 반이고
나머진 다 특목고 반이랍디다.

물론 학교 단위로 치면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들어와보니..
어디 나왔냐고 묻는 방식이.. 학교 기준이 아니라 학원 기준이더이다.


갑자기 옆길로 샌듯? 하군요..
려튼, 평준화 인문계의 실태는 이겁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실업계에서 팅겨서 인문계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더군요.
모의고사를 치고 선생님들이 400점 넘은 학생수 많은 담임이 이기는 내기를 한다네요.
무엇보다, 학교 분위기가 안잡힌다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친구중에 인문계다니다가 편입한 아이가 있는데.. 수업이나 야자 분위기가 영 아니올시다 라더군요..
오후자습하는데 '오늘은 부루마블이야~!'라는 말과 함께 게임판을 꺼내든다는 얘기도 들었으니까요.
중학교때 잘하던 아이들이 분위기에 휩쓸려서 밑으로 처지는 경우도 있을테구요.


평준화.. 물론 하면 교육의 평등권을 보장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학생들의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을 다 수용한다면..
그래서 안한거보다 못하게 된다면...
이 제도를 계속 시행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상 평준화의 그늘에서 피하기위해 1년반 동안 고등학교 공부에 올인했던 불쌍한 학생의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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