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사이버 머니 시장 ‘다운’

원문은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23&article_id=0000282326§ion_id=105§ion_id2=226&menu_id=105





===========================================================================
1조 사이버 머니 시장 ‘다운’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10-10 02:58 | 최종수정 2007-10-10 04:54  



온라인 게임속의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들 접속장애 中 해커들이 돈 뜯어내려 아이템 거래업체 공격說 게이머들 “내 돈…” 난리


1조원에 육박하는 사이버머니 거래 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 속의 아이템이나 사이버머니를 현금으로 거래하는 ‘아이템 현금거래(현거래)’ 사이트들이 지난달 말부터 잇달아 접속 장애를 일으킨 것. 이와 관련, 아이템 거래 업체에 금전을 요구하는 해커들이 사이트를 해킹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당황한 네티즌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템 사이트들, 일제히 접속 장애






9일 오후 현재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아이템플포를 비롯한 대표적인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들이 모두 접속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들 사이트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동안에도 접속 장애를 겪었다.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란 게임 속에서 얻은 아이템이나 사이버머니를 실제 현금으로 팔 수 있는 사이트다. 사이버머니나 아이템을 얻은 이가 게시판에 물건을 등록하면, 다른 게이머가 올려진 가격을 보고 맘에 드는 사이버머니나 아이템을 구매한다. 강한 아이템과 많은 사이버머니를 갖출수록 게이머는 사이버 세상에서 강자로 군림할 수 있다. 비싼 아이템 가격은 최고 백만원대를 호가한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템·사이버머니 거래 규모는 8600여억원이며, 올해에는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이템 거래를 중개해주는 사이트들이 일제히 마비되면서, 게이머들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아이템플포 세 업체의 한 주 방문자 수만 10만 명에 달한다. 각 포털 게시판에는 사이트 장애의 원인을 묻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각 업체들은 사이트 복구가 늦어지면서 사과 및 장애 원인을 설명하는 공지사항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이템매니아 관계자는 “조만간 복구 되는 대로 해명 글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중국발 해킹이 원인?

빗발치는 문의에도 각 사이트들은 모두 사이트가 다운된 원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간헐적으로 접속 장애를 일으킨 아이템리아가 사이트에 “보안이 약해 해커들에게 협박을 받는 등 많은 고충이 있어, 서버 점검을 부득이 실시하게 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인터넷에는 해킹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 인터넷 보안업체 관계자는 “중국 쪽에서 갑자기 아이템 거래 사이트로 접속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져 원인을 알아봐 달라는 문의가 있었다”며 “해커들이 업체들에 돈을 뜯어내기 위해 사이트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커들이 단순히 게이머의 돈을 빼내거나, 아이디·비밀번호를 해킹하는 수법에서 아예 업체의 사이트를 볼모로 협박하는 단계로 진화했다는 것.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간신히 접속되면 우선 그동안 거래하면서 쌓아올렸던 마일리지부터 즉시 처분하고 있다. 실제 오프라인 세상에서 경제 공황을 만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예견된 재앙

아이템 현금거래는 그동안 마치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게임업체들이 발행하는 사이버머니와 아이템을 통해, 해킹 및 사이버 인플레 등 각종 사회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NHN 등 주요 게임업체는 게임에 쓸 수 있는 전체 사이버머니 통화량을 조절하는 전담 인력을 두고 있다. 시세가 너무 뛰거나, 폭락해 현금거래를 하는 게이머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 마치 온라인 상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봉책으로는 현금거래의 부작용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해커들의 위협이 거세지면서, 보다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김진석 게임산업진흥원 팀장은 “지난해 용역조사를 통해 사이버머니 거래 사이트에 대한 다양한 여론이 수렴돼, 새 게임사업진흥법 시행령이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