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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전 하루전날,,,

2006.07.06 19:51:07

cifra23 *.80.246.89 조회 수:388

지성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맥주라도 실컷 마실 수 있다면 기분이 좀 풀리겠다던 경호는 어느새 코를 골며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 계절을 알 수 없는 한기가 방안에 가득했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커튼 틈을 비집고 지성의 얼굴을 파고 들었다. 지성은 튕기듯 침대를 벗어나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한 후 옷장을 열어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세상 모르고 잠든 채 그대로인 경호를 안쓰럽게 내려다 보던 지성은 뭔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모두들 잠이 들어선지 호텔은 고요하기만 했다. 가끔 멀리 카운터에서 독일인 호텔직원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힐끗 봤다간 이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곤 했다.

지성은 원탁을 빙 둘러 앉은 선배들을 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지성: 형들... 잠깨워서 미안해. 오늘 감독이 발표한 낼 출전명단에 도저히 수긍이 안갔기 때문에 정말 그대로 갔다가는 질 것 같기 때문에 형들하고 의논하면 좀 괜찮을 것 같기 때문에 만나서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영표: 나도 실은 그것 때문에 답답해 하고 있었다.

-을용: 니들은 출전하잖아. 니들이 잘해줘야지.

-남일: 을용이형. 지금 얘들 얘기는 그게 아니잖아. 솔직히 이혼지 삼혼지 걔하고 형하고 비교나 되냐? 나도 기분 드러워.

-지성: 내일 멤버로는 우리 전반부터 발릴 것 같기 때문에 선제골을 못 넣으면 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손 발 맞는 우리 핵심멤버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해.

-종국: 어떻게?

-정환: 이미 결정난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하겠니?

-영표: 우리가 감독님 찾아가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자. 선수들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는 것 우리도 유럽에서 다 배운 거 잖아.

-남일: 님은 무슨... 그냥 애들 잘 때 다리 하나씩 분질러 버리자.

-을용: 그러자.

-종국: 형들 좀 진지해져봐. 이건 우리의 출전여부를 떠나 월드컵 2회 연속 16강을 위한 최선의 멤버구성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달린 일이라구.

-을용: 그런 거였구나...

-영표: 명보형이라도 불러내서 따로 얘기하면 어떨까?

-을용: 너 모르는구나.

-영표: 뭘?

-을용: 명보형 축협사람이잖아.

-영표: 아, 참 그렇지...

-지성: 이렇게 시간만 보내면 낼 경기력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에 빨리 결론을 내리고 행동에 옮길 시간이기 때문에 서둘러서 얘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정환: 낼 주영이가 윙보면 왼쪽은 죽었다고 복창해야 하고, 오른쪽은 천수나 지성이가 왔다갔다 할텐데 지성이는 미들까지 수비 달고 다니느라 바쁠테고 천수는 크로스 안나올테니 거기도 죽었다 봐야하고. 그럼 미들에서 해줘야 하는데 남일이 혼자는 힘들테고. 영표도 혼자 수비하랴 미들하랴 바쁘기만 할 거고. 그럼 진규나 이호나 동진이가 뒤에서 졸라게 질러서 재진이 머리 맞추기 시합할 것 같은데...

-을용: 월~~~ 유럽 물 먹더니 제대론데~...

-영표: 그러니까 형이 나와줘야 한다고.

-을용: 난 버려진 자식이야. 똥푸 때부터 그랬는데 뭘 새삼스럽게.

-남일: 아, 씨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상식과 다르잖아. 눈빛만 봐도 서로 착착 맞는 우리들을 왜 갈라 놓냐고. 내일 진짜 뭣빠지게 뛰고 지면 젓같은데...

-지성: 농담이라도 그런말 하면 안될 것 같기 때문에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남일: 아, 젠장할.

-종국: 운재형은 어떨까? 그래도 주장이잖아.

-을용: 걍 됐거든? 얼굴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종국: 난 부상으로 축구를 한 동안 떠나 있으면서 월드컵에만 나갈 수 있다면, 아니 우리가 다시 16강을 넘어 세계에 보여줄 수만 있다면 축구선수로서 원이 없다고 생각했어. 근데 지금은 회의가 들어. 이기려고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구. 그 동안 다들 그토록 떠들어대던 유럽에서 얼마나 뼈빠지게 운동하면서 경험 쌓았냐구? 근데 미숙한 후배들만 데리고 한다고? 우리 눈에도 아직은 먼 애들인데... 이건 아냐. 4년 전엔 우리도 어렸지만 그 땐 우린 톱니바퀴처럼 움직였다고. 그런데 지금은 우리팀 칼라가 뭔지 모르겠어.

-남일: 낼은 하얀색이야.

-을용: 헐... 에이 꼴통 섀끼.

-지성: (벌떡 일어서며) 다들 이렇게 시간만 보낸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 혼자라도 가서 독대하는 게 좋을 것 같기 때문에 이만 일어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을용: 혼자서 영어... 로 되겠니?

-지성: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을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때, 멀리서 핌베어벡과 홍명보 코치가 호텔 현관으로 들어서다가 지성과 눈이 마주친다. 함께 모여있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듯 둘은 천천히 선수들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명보: 니들 잠 안자고 뭐해. 낼 경기 안할거야?

-을용, 종국, 정환: 네.

-명보: 뭐?

-베어벡: 컴다운, 명보.

-명보: ......

-베어벡: 아이 노우 웟 유 가이즈 아ㄹ 띵킹, 하우에버ㄹ, 위 올 햎 투 두 웟 위 햎 투 두. 잇츠 어 듀티 애즈 어 플레이어. 두 웟츠 언 유어ㄹ 마인드 웬 유 비컴어 코우치 인 더 퓨쳐. 오올 롸잇?

-명보: 나도 동감이다. 너희들은 선수로서 지시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우리 선수들의 숙명이다. 우리도 답답해서 바람 좀 쐬고 왔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그라운드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너희들은 승리만을 생각하며 그라운드에서 고민하고 싸우면 되는 거다.

-을용: 그러니까 그라운드에 좀 넣어줘야죠.

-명보: ......

-남일: 에이, 뿩! 자, 자, 어쨌든 스타팅들은 졸라게 뛰고 후반되면 애들 내보내고 제대로 교체해줄 거라 믿고 한 번 뛰어보자고.

-을용: 난 안그럴 것 같은데...

-종국: 형,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후배들이 잘 해서 이길 수도 있잖아 또.

-정환: 근데 기현이가 안보인다 어째?

-지성: 기현이형 아까 방문 부신다고 머리로 드리 박다가 기절해서 아직 의무실에 있어.

-영표: 걔 왜 그런다니... 프리미어 리거답게 행동해야지.

-을용: 프리미어 언더리거 걸랑...

-베어벡: 렛 츠 고우, 히어로우즈. 잇츠 오올뤠디 투 레잇.

-명보: 종국이 말대로 낼 애들이 잘 할 수 있을거야. 니들 중 선발로 뛰는 선수들이 잘 이끌어주는 수 밖에 없잖냐 지금. 올라가자. 어쨋든 책임은 감독이 지는 거고 그러니까 자기 식으로 결정한거지.

-을용: (투덜투덜) 책임 안질 것 같은데....

-남일: 자서전도 이미 다 써서 그 사람에겐 월드컵은 관심 없는 것 같은데...

-을용: 그거 지가 쓴 거 아냐. 누가 써 준 거지...

-명보: 자 자 헛소리들 그만 하고 얼른 가자.


모두의 얼굴에 잠깐 동안 저마다 아쉬운 표정이 훑고 지나갔다. 힘을 합하면 할 수 있는데, 뭔가 이상하게 힘이 분산되어 있는 상황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선배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맨 뒤에서 따라가던 지성의 마음 속엔 그 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져 왔다.

(지성: 우리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투혼을 발휘해 끝까지 뛰고 달라붙고 미친듯이 공격하고 압박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애들이 초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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