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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두개와 음료수한박스

2006.08.19 06:27:11

[새벽]십칠대일 *.232.2.42 조회 수:686 추천:1

얼마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집근처에 즐겨 찾는 간이분식점이 있습니다
오뎅 떡볶이 순대 튀김을 팔지요
평소 쥔아주머니의 성격이 참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즐겨 애용한답니다

근데 한날은 서비스로 모 음료수를 주시네요
오뎅국물도 아니고 왠 음료수냐니까

아주머니 말씀이 한달 전쯤에 한 동남아외국인이 저녁무렵 오더니
서툰 한국말로 '배가 고파요'라고 했답니다
서툴지만 분명 배가 고프단 말이었고 행색을 보아 돈이 없어 보였데요
아주머니는 오뎅을 권했답니다 '머니 노 머니 노'라고 말하며...
그 외국인은 오뎅 두개를 먹은 후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다 갔구요

근데 한달이 지난 쯤에 그 외국인이 오더니 '돈 받았어요' 하며 만원을 내밀더래요
분식점 아주머닌 낮선 타지서 돈벌겠다고 배굶주리며 일하는 외국인이 안스러워
또다시 '머니 노 머니 노'를 외치며 거절했다네요
그러자 그 외국인은 어쩔수 없이 돌아갔고

잠시 후 그 외국인이 싯가 만원보다 더 비싼 음료수 한박스를 사와서
분식가게에 버리듯이 던지고 뛰어 가버렸다네요

아주머니가 주신 서비스 음료수의 정체를 듣고
음료수의 맛보다 더 진한 무언가의 맛이 느껴져 가슴까지 따듯하게 차오르더군요 ^^

타지서 월급받기 전이라 굶주렸던 그 외국인의 아픔과
오뎅을 무료로 준 아주머니의 친절과
그 오뎅을 먹으며 감사와 설움을 느꼈을 그 외국인의 마음과
꼭 갚으리라 각오 했을 것을 짐작하고
보답을 실행에 옮긴 그 외국인의 굳은 의지...

한평반짜리 간이 분식점에서 일어난 작은 국제교류지만 결코 작지만 않은 무언가가 느껴져
글로 남겨 봅니다


* showjean님에 의해서 게시물이 이동되었습니다 (2006-08-2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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