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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의 바지가 찢어지지 않는 이유?????

2005.11.15 07:30:26

시라소니(김두한) *.222.116.132 조회 수:916



네이버를 보는데 웃긴 말이있써서 올려 봄니다. 제목도 웃기지만 답은 ㅎㅎㅎ 웃겨죽는줄 알았씁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손쉬운 답변은 ‘초울트라 스판 바지’라고 우기는 거다. 실제로 스판의 신축성은 열라 뛰어나다 못해 졸라 뛰어나다. 스판덱스(spandex)라는 좀더 근사한 본명을 갖고 있는 이 녀석에 대해 섬유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원래 길이의 7배까지 늘어났다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섬유 중에서 신축성이 가장 좋다”. ‘7배’에 밑줄 쫙, 진달래 꽁야! 영화에서 최고 5m까지 불어나는 헐크의 바디 라인을 감당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섬유도 없다(정확히 말하면 이 섬유밖에 없다). 나아가 “무한한 활동의 자유를 주는 섬유”이면서 “내구성이 강해 오래 입을 수 있는 섬유”이기도 하다니. 강산이 서너 번 바뀔 동안 한번도 갈아입지 않은 반바지의 내구성과 서너 번 만에 강산을 훌쩍 뛰어넘는 무한한 활동성은 스판이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몸뻬 바지의 신축성, 내구성, 활동성이라면 능히 스판의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몸뻬를 입은 헐크를 상상하는 건 스판을 입은 앙드레 김을 상상하는 것만큼 고역이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친다.

까짓 거 성기가 보이면 어때? 작가적 욕심이 있다면 성인 등급 각오하고 한번 밀어붙여 보시지? 할 수도 있다. 하나 여기엔 단순히 등급 문제만 걸려 있는 게 아니다. 헐크 바지 찢어졌다간 영화 장르가 달라진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실존적 고뇌에 몸부림치는 다 큰 주인공이 고추를 덜렁거리고 뛰어댕기는 장면을 보며 관객들은 대관절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그러다 행여 발기라도 하는 날엔…! 아닌 게 아니라 헐크 아빠로 출연한 닉 놀티는 다른 인터뷰에서 "내가 한번 봤는데 그건 정말… 무기로 쓸 만했다”고 털어놓지 않더냐. 그러니 무작정 드러내는 게 능사가 아님을, 때론 감춤의 미학이란 것도 있음을, 헐크의 새미 누드는, 그 쫄쫄이 스판 바지는... 오늘도 말없이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문제의 그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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