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ense
  • download game
  • item viewer
  • history

방문자수

전체 : 4,034,494
오늘 : 96
어제 : 403

페이지뷰

전체 : 61,128,308
오늘 : 138
어제 : 20,491
[ 쓰기 : 불가, 읽기 : 가능 ]

천사표 내 아내..

2005.04.20 19:57:22

frog *.40.46.61 조회 수:843 추천:1

천사표 내아내    





"여보, 오늘 백화점에서 옷을 하나 봐둔게
있는데 너무 맘에 드는거 있지..."

저녁상을 물리고 설거지를 하던 아내는 느닷없이
옷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괜찮더라. 세일이 내일까진데..."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아내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지금까지 쥐꼬리 월급으로 살림을
잘 꾸려온 아내였지만 힘들게 야근까지 해가며 애를
쓰는 내생각을 한다면 철없이 백화점 옷얘기를 저렇게
해도 되는건지 점점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TV앞에 앉아서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안 되겠지?"

'이 여자가 정말...'

"지금 우리가 백화점 옷 사입을 때야?"

계속되는 옷타령에 나는 결국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흠칫 놀란 아내는 대꾸도 없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고, 조금 민망해진 나는 더이상
TV앞에 앉아있기가 불편해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만한 일로 소리를 지르다니...'
남편이 되어가지고 겨우 옷 한벌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내었다는 게 창피스러워졌다.

그러고 보니 몇년째 변변한 옷 한벌 못 사입고 적은
월급을 쪼개 적금이랑 주택부금까지 붓고 있는 아내가
아니던가.

잠자리에 들 시간이 지났는데도 꼼짝을 않는 아내가
걱정이 돼 거실에 나가보니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울다가 잤는지 눈이 부어 있었다.

다음날 아내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침상을
차리고 있었다. 차분차분 이야기를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아내를 보고도 나는 따뜻한 말 한마디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저 현관문을 나서면서 이렇게 툭 던질 뿐...
"그옷 그렇게 맘에 들면 사"
그러면서 속으로는 '며칠 더 야근하지 뭐'

그날 저녁 여느때와 같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엘
들어서는데 아내가 현관앞까지 뛰어와 호들갑을 떨었다.

"여보,빨리 들어와 봐요"

"왜, 왜 이래?"

아내는 나의 팔을 잡아 끌고 방으로 데려가더니,
부랴부랴 외투를 벗기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쇼핑백에서 옷을 꺼내 내 뒤로 가 팔을 끼우는
게 아닌가.

"어머,딱 맞네! 색깔도 딱 맞고"

"......"

"역시, 우리 신랑 옷걸이 하나는 죽인다"

"당신. 정말..."

"당신 봄자켓 벌써 몇년째잖아"

아내는 이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돌리더니 두루룩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언제나 나는 철이 들까'

내 어깨에 고개를 묻고 있는 천사같은 내 아내,
사랑스런 내 아내.




- 오주영 (낮은울타리) -


---------------------------------------------



당신은 구멍 난 양말을 기워 신고도
자식들에게는 새 양말을 신기시는 어머니의 마음...

당신 몫의 용돈을 모아 두셨다가
손자들 간식을 사주시는 할아버지의 마음...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밤샘 작업도 즐거운 우리네 아버지의 마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나보다도 먼저 나를 향해 있습니다.



- 아끼는 마음, 꼭 말로 해야 아나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추천 비추천
공지 [님아]는 높임말이 아닙니다. [ 17 ] showjean 2004.12.03 23283 2013.03.13 4 0
371 한심한 인간 ㅡㅜ... [ 5 ] 촌티나 2006.10.13 389 2006.10.13 0 0
370 중간고사 기간에 시험보는 과목수 몇개? [ 8 ] 에이허브 2006.10.10 503 2006.10.10 0 0
369 주절주절 [ 5 ] 늑대〃여우 2006.10.10 309 2006.10.10 0 0
368 핵공격시 대처요령 [ 15 ] file 그리메[불량회원] 2006.10.10 591 2006.10.10 0 0
367 怒 를 어케 다스려야할까요... [ 7 ] 에이허브 2006.10.09 353 2006.10.09 0 0
366 이 문제 풀어주실분? [ 6 ] file showjean 2006.10.09 452 2006.10.09 0 0
365 잇힝. 무플방지 및 1등의 영광은 저에게.....*-_-* [ 11 ] file 자극 2006.10.09 440 2006.10.09 0 0
364 이 문제도 부탁드립니다. [ 5 ] file showjean 2006.10.10 323 2006.10.10 0 0
363 흠.... [ 7 ] file 자극 2006.10.10 395 2006.10.10 0 0
362 성공을 위해 해야할 28가지.. [ 2 ] 「月」 2006.10.08 324 2006.10.08 0 0
361 개그만화일화 2기 중 한 편. [ 8 ] 자극 2006.10.08 415 2006.10.08 0 0
360 재밌길래 퍼왔어요 ㅎㅎㅎㅎ -저자의 심경- [ 3 ] 자극 2006.10.06 416 2006.10.06 0 0
359 십이지천 [ 15 ] file 늑대〃여우 2006.10.02 479 2006.10.02 0 0
358 DHMO의 심각한 위험성 [ 14 ] 자극 2006.10.02 736 2006.10.02 2 0
357 질문이요 [ 3 ] いのむしき 2006.10.01 343 2006.10.01 0 0
356 cd게임 [ 11 ] いのむしき 2006.10.01 425 2006.10.01 0 0
355 마법사가 되는 길. [ 7 ] file 자극 2006.10.01 406 2006.10.01 0 0
354 싸움의 기술 [ 4 ] 바닷패 2006.09.30 391 2006.09.30 0 0
353 냐하하...저도 5렙을 찍어보네여 ^^ [ 9 ] 손만잡는다니까 2006.09.28 378 2006.09.28 0 0
352 찍엇는데... [ 5 ] 슈포 [우수회원] 2006.09.25 357 2006.09.25 0 0